앞서의 칼럼(▷관련기사 바로가기)에서도 언급했지만 지금 대한민국은 420년전 정유재란의 형국이다.
동아시아와 한반도 상황을 볼 때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기’ 딱 좋은 모양새다. 굳이 명리학을 가져오지 않더라도 ‘대한민국 사주팔자’가 그렇게 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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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를 둘러싼 국가들 ©픽사베이 |
중국은 동아시아 패권을 추구 중이다. 패권대국을 꿈꾸는 중국의 잠재적 욕망은 이미 분출하기 시작했다. 중국이 옛날처럼 패권주의 대외정책을 음양으로 전개하면서 동아시아 질서가 요동치고 있다. 중국은 육지보다는 ‘나라 사이의 경계들이 중복돼 있거나 모호한 상태에 있는 바다에서부터’ 영토와 영향력의 확장을 공격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1차적으로 남중국해를 중국 영해로 우선 전환시켜 향후 태평양으로의 진출로를 확보하고 있다. 남중국해서 자유항해를 위협받게 된 미국과 일본이 강력 반발하면서 이들간 무력충돌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또한 남중국해의 중국영해 시도로 자국 영해 침범과 축소위협에 직면한 필리핀 인도네시아 월남 등 해양국들도 중국의 패권주의적 일방조치에 대항하기 위해 미국 일본과의 안보협력을 강화하고 있어 이 지역에서의 강대국간 대결이 동남아 전역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남동해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강대국간 대결양상은 점차 한반도로 확산되는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그간 남중국해 갈등과는 연관없이 별개로 존재해오던 남북한 대결이 이제는 남중국해 대결의 연장선상에서 나타나면서 양상이 복잡해져가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 실험의 지속과 더불어 도발적 대남자세로 발생하고 있는 한반도 위기상황과 관련해 북한을 제재해야 한다는 UN결의안에 찬성하면서도, 실제론 북한 규제에 제재와 방조(傍助)를 병행하는 이중정책(two tack policy)를 취하고 있다.
중국의 남중국해 영해화 시도를 동아시아 기존질서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은 이러한 중국의 행태가 한국에 치명적일 수 있다며 한국도 이를 저지하기 위해 미일 연합전선에 적극 기여토록 요구할 것이다. 미국과 일본은 남중국해에 집결된 중국 군사력의 분산을 유도하기 위해서도 당분간 대북 강경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한국에도 강경한 대북정책을 지속해 줄 것을 내부적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미국은 단기적으로는 북한을, 장기적으로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주한 미군용 사드배치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이 이에 반발함으로써 우리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진퇴양난의 처지가 됐지만 당분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편 일본은 우리의 상황을 이용하여 한일관계(위안부, 과거사, 독도문제 등)에서 일본입장을 더욱 강화하려 들 것이며 한반도 문제에서도 우리의 외교적 위치가 격하되도록 유도할 것이다. 기실 미국은 우리를 우방이라고 하지 않았다. 일본에 가서는 우방이라고 했지만 우리에겐 그런 표현을 쓰지 않았다.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나라’로 전락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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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픽사베이 |
북한은 도발적 군사태세(핵무기 및 미사일 실험증강, DMZ 및 NLL에서의 도발 등)를 미국 일본으로까지 확대시켜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대결양상을 중국안보와 연계시킴으로써 중국의 대북압박 약화 내지는 대북 안보지원 강화를 모색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부분적으로 효과를 보고 있다. 즉 남중국해에서 전개되고 있는 대결상황(중국 대 미국+일본)이 빚어낸 파편이 이미 한반도로 튀었다. 우리의 대북조치 강화가 중국의 안보문제로 변형되어 사드의 한국 배치문제에 대해 중국이 위협적인 언사까지 동원하면서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미 한반도 문제에서도 ‘중국+북한’ 대(對) ‘미국+일본+한국’간의 대결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임진왜란 직전도 오늘날 못지 않은 내우외한의 위기상황이었다. 조정은 백성들이 굶주림에 시달려도 대책마련에는 관심이 없었고 백성들은 이러한 조정을 극도로 원망했다(임진왜란 초기 경복궁 방화 및 약탈감행). 대외적으로 당시 북방인 중국의 명청 교체기가 임박한, 혼란한 시기여서 이들 두 중국세력은 우리나라의 향배에 매우 민감했고 남방에서는 풍신수길(豊信秀吉)이 일본을 통일하고 조선정복을 준비하고 있었던 폭풍전야의 상황이었다.
그러나 당시 우리 조정은 다가오는 외환에는 무관심했고 오로지 옥좌유지에만 관심있는 국왕을 모시고 권력쟁취를 위한 당파싸움에 몰두했다는 점에서 오늘의 우리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가운데서도 비록 많은 희생을 치렀지만 동시에 몰려온 내우외환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혜안을 가졌던 광해군과 이순신, 유성룡이라는 세분이 각기 필요한 역할을 결정적으로 해주었기 때문이다. 만약 세분 중 한분이라도 없었다면 우리민족과 나라는 16세기말에 사라졌을 지도 모른다.
따라서 현재 우리 상황이 아무리 참담하더라도 이를 타개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이같은 인재를 찾는 것이 보수가 할 일이다. 정치개혁의 시발점은 명망있는 사회지도자들을 찾아내는 일이다. 이런 사람들로 다음 총선에서 물갈이해야 한다. 아울러 이를 사회운동, 국민운동으로 연결시켜 가시적 효과를 높여야 한다. 태극기 세력을 보면 그 싹들은 있다. 그들에겐 힘들었던, 해방이후를 딛고 일어선 선지자들의 피가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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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 ©플리커 |
우리는 북한, 중국과 상대해야 하고 러시아와도 상대해야 한다. 무력충돌까지 갈 수도 있는 위기상황인데 여기서 보수가 힘을 잃고 있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다.
한반도 남북한 대결과 긴장의 상태가 6.25이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안보에 온 힘을 바쳐야 하는 게 보수의 역할이다.
미국을 잡아야 한다. 지난 박근혜 정부가 친중노선을 편 것은 잘못된 일이다. 박 전 대통령이 중국 톈안문 망루에 올라간 것부터 잘못됐다. 이걸 바라보는 미국의 심정이 어떠했겠는가? 최순실이 하라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결국 중국에 배신당하지 않았는가?
우리에게 첫째는 미국이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6.25이후 60년간을 한국을 지켜준 우방이다. 우리가 그동안 미국에 잘해 준 게 뭐가 있나? 나가라! 철수하라!는 얘기들만 많았다.
북한은 핵무기와 미사일로 계속 도발할 것이다. 계속 당할 수만은 없다. 미국 일본이 미운 측면도 있지만 그래도 힘을 합쳐 대응해야 된다. 사드를 더 이상 반대해서는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은 어둡다. [논객닷컴=묘심화]
‘빙의’ 작가 묘심화 법성종 종정 aquababy@hanmail.net
